코코네 story

여유증 | 너무 걱정할 수 있다 |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이 | 사춘기 | 성장호르몬 | 예약부터 진료까지

지지피아 2021. 7. 2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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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 아빠와 공유해야 할 자료입니다.

제일 먼저 나의 사춘기에 대해 돌아봐야 합니다. 나는 외모나 여드름 등 그 때 신체변화에 어땠는지. 그 시기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십상이죠.

여유증이란 남자가 여성형 유방 형태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당연히 본인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날 문득 아이가 자신의 고민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 때 머리를 스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티셔츠만 입는 일이 없어진 겁니다. 아무리 더운 날도.워낙에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자료도 많이 찾아 본 듯.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찾기 마련이고 그런 지식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나 수술이라도 하고 싶어" 이런 말은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이니, 나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 주세요"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남들과 달라보이는 신체 변화가 싫었고, 그냥 작게 만드는 게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어 진료예약을 하고, 1차 의료기관에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이 아이에게는 믿을만한 대학병원 전문의 소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슬기로운 의사생활++ 좋아라 하니...더욱 효과가 있을거라는 판단). 대학병원에 바로 갈 수 있지만, 일단 안면이 있는 동네 의원에 가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건강보험도 적용받도록 했습니다. 두 차례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사춘기 학생의 마음이 좀 놓이지 않을까 하는 아빠 생각에.

1차 동네 의원은 거부감이 없고 원장님이 배려심이 많은 스타일이라, 아주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주시며, 큰 병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시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 표정이 보입니다.

사전 예약한 대학병원에 가던 날.

걱정이 많았는지, 밤새 뒤척거리다가 잠을 못잤다고...아빠 닮아서 극소심. 

주차 후 올라간 대기실에서 계속 혈압을 체크하고 있는데, 150...완전 극한의 긴장을 하고. 혈압하고 맥박수가 가라앉질 않아서 엄마는 어떻하냐고. "우린 여유증으로 진료 상담을 받으러 온거지 맥박 체크하러 온 게 아니라고..."

맥박 덕분에 예약한 진료시간보다 늦어진 진료. 담당 의사는 해당 클리닉에서 높은 명망이 있는 듯한 느낌적 느낌의 40대 초반. 일단 웃으면서 "수술은 막 하는 게 아닌데? 괜찮네"  이걸로 끝.

"딱 너 나이 때에 호르몬 불균형이 많이 일어날 수 있어, 남성 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보통 10대 후반에 대부분 정상적으로 돌아오니까 걱정하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고 지금은 공부에 집중해야지" "일반적으로 이런 증상이 20-30% 정도 나타나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주 수더분한 말투로 편안하게 얘기해 주는 내용을 듣고 나오니 이 자식 표정이 아주 좋아집니다. 이제 배가 고픈지 빵집으로 ^^

 


아이의 고민을 처음 들었을 때, 일단 잘 들어주시고, 1년을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니 참 미안했습니다. 그 정도로 소통이 없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이 여유증이 심하면 초음파 등 여러 검사를 하고 검진을 통해 다음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할 겁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아이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니 참 여드름때문에 고민 많았던 시절이었고, 어디에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잘 경청해 주시고, 같이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한 사춘기.

거기에 여유증이라는 남성성에 대한 의문까지. 참 고민 많이 되었을 겁니다. 아직은 유튜브에 나오는 걸 더 믿는 아이들이니, 평소에 더 대화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보편적인 의료체계는 정말 세계 정상급입니다. 만원도 안되는 1차 의료기관 상담에, 대학병원 예약 진료가 3만원도 안되니. 4만원으로 그리 큰 고민거리를 해결한다는 건 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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