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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검찰 중수부장의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책에 대해 유시민 작가님과 김어준 공장장이 나눈 인터뷰를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 글목차
1. 이인규는 누구인가?
2. 인터뷰 요약과 전문 (2023년 3월 2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시민 인터뷰)
2-1. 요약
2-2. 전문
3. 시민언론 민들레 유시민 칼럼 "이인규의 '글로리'" 전문
1. 이인규는 누구인가?
ⓐ 출생 : 1958년생 경기도 용인
ⓑ 출신학교 : 경동고등학교 -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 코넬 대학교 로스쿨
ⓒ 약력
- 24회 사법시험 합격(1982년)
- 14기 사법연수원 수료
- 서울지검 검사
-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 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 검사장 승진 (2007년)
- 대전고검 차장검사
- 대검 기획조정부장
- 대검 중앙수사부장 (2009년)
★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장
'2억 원가량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 등의 '박연차 게이트' 조사를 받기 위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중수부에 출석한 날이다.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과 이인규 중수부장이 창문 너머로 보인 모습이다.
<출처 : KBS뉴스 [포토뉴스] 검찰 조사실 창문을 찍은 역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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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통찰 - 이 책은 윤석열 정부에 내미는 레쥬메(이력서) 같다
(의미전달을 위해 약간의 편집)
2. 인터뷰 요약과 전문 (2023년 3월 2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시민 인터뷰)
2-1. 요약
세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이인규 전 검사의 회고록 "이인규의 글로리" - 읽을 가치가 없다. 표지만 보면 된다.
- 이런 회고록을 집필한 이유
ⓑ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생각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생각 - 굴욕적 태도에 대한 서술
- 즉자적인 사람이고, 메타인지가 매우 부족한 사람이다.
★ 이인규가 생각하는 검사
- 유능한 검사 : 우병우
- 촉망받는 검사 : 한동훈
2-2. 인터뷰 전문
- 인터뷰 전문을 다 읽으시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굵은 서체(bold)로 된 부분만 읽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제1공장]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 ‘노무현 수사’ 회고록 논란.. 내밀한 수사기록까지 공개..검찰의 협조 여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왜 지금 다시 이용하나? 검찰 정권을 실감하는 정치검사들의 재등장..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남긴 의미는▷ 유시민 / 작가
김어준 : 안 나오신다는 분을 저희가 2주에 한 번씩 납치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시민 : 아, 업무상 나왔습니다.
김어준 : 업무상. (웃음)
▷유시민 : (웃음)
김어준 : 업무가 뭐가 이렇게 자꾸 생기더라고.
▷유시민 : 노무현 재단 전 이사장이라 A/S 차원에서 나왔습니다.
김어준 :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책을 냈어요.
▷유시민 : 네.
김어준 : 책을 냈는데, 또 글을 하나 쓰셨더라고. 이인규의 글로리라고.
▷유시민 : 네.
김어준 : 제가 또 그거를 읽다가,
▷유시민 : 그 칼럼 2주일에 한 번 쓰는 게 제 생업 중에 하나라,
김어준 : 2주에 한 번씩 모셔야 되겠구나, 나올 때마다. (웃음) 그거 읽다가 어머, 또 모셔야 되겠다, 이거. (웃음)
▷유시민 : (웃음)
김어준 : 일단 글을 너무 잘 썼고요. 칭찬 한번 하고.
▷유시민 : 그 형님한테 자꾸 그런 식으로 평가하는 거 아니여.
김어준 : (웃음) 글을 잘 썼고요. 제가 글로리를 보지는 못 했는데 내용은 아는데 이야~ 잘 풀었다. 잘 썼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했던 주장은, 주장을 인용해서 틀렸다, 맞다 한 게 아니라 이인규라는 검사가 검사 정체성을 버리지 못 하고 평생 살아가는 그는 노무현의 글로리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유시민 : 네. 못 해요.
김어준 : 그러니까 그 각자 자기 정체성을 어딘가에 투영하는 건데, 노무현 대통령의 글로리.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거를 절대 이해 못 할 것이다.
▷유시민 : 네. 만약 그러니까 우리가 커뮤니티 중에 부동산 카페, 주식 종토방 이런 거 있어요. 다른 쪽에는 인문학 공부 모임 게시판 이런 거 있거든요. 그 두 개 다 활동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그러니까 글로리가 완전히 다른 거거든요, 그게. 각자의 글로리가. 그래서 주식 종토방이나 부동산 카페하고 인문학 공부모임을 동시에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이인규 씨가. 그러면 이제 인문학 공부 모임에서 활동했던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 정도로 거리가 먼 인간형이어서.
김어준 : 그거보다 더 먼 것 같은데.
▷유시민 : 네. 그러니까 이게 사실관계를 왜 안 다투냐 하면 진실을 제일 잘 아는 분은 노무현 대통령 본인이세요. 그리고 이인규 씨가 수사한 것은 중수부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느냐, 아니냐를 수사한 거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유시민 : 그런데 지금 이인규 씨는 저질렀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거고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아니라고 말씀하셨단 말이에요. 근데 지금 노 대통령은 안 계시고 돌아가시고 이인규 씨는 살아서 수사기록을 다, 다 뭐 손으로 필사해가지고 갖고 나왔는지 복사해서 갖고 나왔는지 뭐 누가 제공했는지 모르지만 수사기록 없이는 쓸 수 없는 그런 주장들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김어준 : 책을 또 굳이 다 읽어보셨다면서요.
▷유시민 : 네.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그 당사자가 안 계신데 사실공방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근데 우리가 노 대통령 생전에 아, 이거는 내가 몰랐기는 하지만 이거는 사실이다, 라고 대통령이 말씀하신 거 세 가지. 뭐 시계 문제나 또는 뭐 백만 달러 문제나 뭐 그런 거 정도 이렇게 그 정의한 거고요. 나머지는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그거를 지금 어느 게 사실인지를 확인할 방법도 없는데 공방하면 뭐 하겠어요. 그런 거죠.
김어준 : 근데 그 회고록을 굳이 읽어보신 이유는 뭡니까? 그러면.
▷유시민 : 비평하려고요.
김어준 : 정말요.
▷유시민 : 그러니까 우리가 좀 듣기 싫은 얘기도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좀 봐야죠.
김어준 : (웃음) 근데 실컷 다 읽고 나서 읽을 만한 가치는 없다, 이렇게. (웃음)
▷유시민 : 읽어 봤으니까 알죠, 그거를. 읽지도 않고 가치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는 그거는 좀 곤란하죠.
김어준 : 실컷 다 읽고 나서 읽을 만한 가치는 없다. (웃음)
▷유시민 : 아니,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 대신해서 제가 읽어본 거예요. 수고를 덜어드리는 거죠.
김어준 : 근데 이제 그 안에 주장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투는 게 아니라 읽어봤는데 읽어볼 만한 가치가 없는데 결국은 자기가 검사였다는 주장만 계속하는 거예요.
▷유시민 : 그러니까 이 내용은 우리가 2008년 말부터 2009년 봄까지 뉴스 신문 방송에서 엄청나게 다 봤던 얘기예요, 전부 다. 새로운 내용은 없습니다, 하나도. 그러니까 뭐 굳이 그거를 다툴 이유는 없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 검찰이 흘려보낸 모든 뉴스 있잖아요. 그거를 싹 다 모아. 그리고 책을 한 권 써. 그러면 그게 이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이해하시면 돼요.
김어준 : 아~ 확 이해가 되네요. 확 이해가 되네.
▷유시민 : (웃음)
김어준 : 근데 그러면 그 책을 굳이 왜 썼답니까?
▷유시민 : 자기는 억울하거든.
김어준 : 왜 억울하답니까?
▷유시민 : 자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돌아가신 게 아닌데, 자기가 대검 중수부장이었고 또 노무현 대통령 검찰 출두하시던 날 뭐 위층에서 웃고 있는 장면이 미디어에 노출되기도 했고 그리고 그거 때문에 비난을 받아서 중수부장직을 사임해야 했고,
김어준 : 그게 너무 억울해.
▷유시민 : 억울한 거지. 왜냐하면 아니, 내가 때려서 걔가 죽은 게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거든. 걔는 맞을 짓을 했어. 그 얘기잖아요. 그리고 그 나 때문에 속상해, 나 때문에 죽은 게 아니고 믿던 친구들이 배신해서 죽은 거야, 억울해서.
김어준 : 국정원에서 또 뭐 거짓말은 국정원에서 하는 거야.
▷유시민 : 그리고 그거 말고도 다른 못된 애가 걔를 괴롭혔어.
김어준 : 그렇죠. 국정원이.
▷유시민 : 뭐 논두렁에 시계 버렸다, 이런 식으로. 나는 그거 하지 말라 그랬어. 그런데 노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 국정원에서 비난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던 자신은 엄청 욕을 먹었잖아요. 근데 이제 사람들이 다 잊어버렸어. 이인규 씨에 대해서 기억하는 사람은 나 같이 독한 놈이나 기억하지. 누가 기억해.
김어준 : (웃음) 근데 본인은 본인 일이라서 잊지 않고 나와서 나는 억울하다.
▷유시민 : 그러니까 본인 피셜로 책 표지 얼굴까지 대따 만하게 얹어가지고.
김어준 : 자기 얼굴을.
▷유시민 : 그렇게 해버린 거야. 그러니까 얼마나 억울했으면 이럴까. 그런 느낌이 좀 왔어요.
김어준 : 그러면서 왜 부제가 나는 대한민국 검사다, 라고 하는 겁니까?
▷유시민 : 근데,
김어준 : 아직도 검사 정체성으로 사는 거예요?
▷유시민 : 그렇죠. 그 이인규 씨에게 자기가 검사였다는 거, 그 다음에 특수통이었다는 거.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될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는 거. 이게 너무 중요한 거예요. 왜냐하면 이 사람 머릿속에는 검찰은 완전무결한 무오류 조직이고요. 자기는 슈퍼 히어로야. 그러니까 검사가 된 이유를 어떻게 써놨냐 하면 법을 위반한 사람한테 벌을 줄 수 있도록 자기가 검사 임무를 잘 수행하겠다 이게 아니고, 나쁜 놈 그것도 힘센 나쁜 놈을 처단하기 위해서 검사가 됐다고 말을 했어요. 그러니까 일종의 슈퍼 히어로 증후군이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검찰 조직에 대해서 완전 무오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청렴하고 유능한 조직이고 거기서도 엘리트로 인정받은 사람은 최고의 능력자다. 이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자기 자신으로서는 검사였다는 거, 그다음에 중수부장이었다는 것이 자기 인생에 전부예요. 그래서 그것이 이인규의 글로리라는 거죠. 그것이 깨졌기 때문에 이 사람이 느낀 좌절감, 원망 거기다가 로펌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나서 로펌 대표가 와서 그만두라고 그랬다는 거예요. 근데 문재인 정권이 시킨 짓이라고 자기가 주장을 하는데,
김어준 : 근거는 없어요.
▷유시민 : 근거는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한 것은 아, 이 서문에서 써놓기를 대안적 진실을 조작해서 현실에 등록하면 그게 사실이 된다. 진실이 된다, 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개탄했는데,
김어준 : 대안적,
▷유시민 : 그 자신이 바로 정확하게 그 일을 하고 있구나. 이런 일을 할 정도로,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심정이 그랬으니 이해는 된다. 그런 거죠. 네.
김어준 : 좀 안 됐다. 이런 말씀이네요. (웃음)
▷유시민 : 네. 안 됐어요.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김어준 : 그러면 힘센 나쁜 놈을 처벌하는 게 자신의 임무였으면 자기가 처벌하는 힘센 나쁜 놈에 대한 기억들도 있겠네요?
▷유시민 : 그게 이제 전부 그 시작이 그러니까 이게,
김어준 : SK.
▷유시민 : 책 자체가 500쪽이 넘는데 그 1장에서 한 70쪽 정도만 노무현 대통령하고 관계가 없고 대북 송금수사부터 시작하는 90쪽부터가 다 직간접적으로 노 대통령하고 관련된 얘기들이에요.
김어준 : 노무현 대통령이 힘센 나쁜 놈이었다는 거네요, 한마디로.
▷유시민 : 그렇죠. 노무현 대통령은 힘센 나쁜 놈이었고 자기는 그 힘센 나쁜 놈을 응징하는 슈퍼 히어로였고 그다음에 그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게 만든 것은 나 말고 다른 나쁜 놈하고 그다음에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들이 잘못이야. 근데 왜 나를 욕하는 거야, 이거기 때문에 이 사람이 표지에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는 자신의 글로리를 드러내는 거고요. 그다음에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이 부제는 내가 노무현을 죽인 게 아니다, 라는 거를 표현해놓은 거예요.
김어준 : 아니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고.
▷유시민 : 그러니까 표지만 보면 돼요, 이 책은. 굳이 내용을 읽지 않아도 돼요.
김어준 : 표지. (웃음)
▷유시민 : 아, 이인규 씨는 대한민국 검사였구나. 그리고 이인규 씨는 스스로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책임이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그게 다예요.
김어준 : 그러면 힘센 나쁜 놈은 그 이전에 권력들도 많이 있었잖아요.
▷유시민 : 이분이 1985년도에 서울 지검에서 검사로 첫발을 뗐는데 그때 대통령이 전두환이야.
김어준 : 전두환인데, 우리 현대사에서 최고로 힘세고 나쁜 놈.
▷유시민 : 전두환에 대한 얘기는 있습니까?
김어준 : 아이, 전혀 없죠. 그냥 뭐 그때 있었던 풍경들을 스치듯 이렇게 자기가 얼마나 슈퍼 히어로인지를 과시하는데 필요한 검찰의 오류. 그런 거만 슬쩍슬쩍 얘기하면서 그 관련된 검사는 김OO, 이OO 이렇게 처리했고요. 그다음에 이제 자기가 생각하기에 아주 훌륭한 검사. 자신과 같은 글로리를 가진 검사들은 다 실명으로 밝혀놨어요. 크게 이제 정홍원, 이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한 분이죠.
김어준 : 국무총리했죠.
▷유시민 : 우병우 누군지 말 안 하겠어요. 아주 너무너무 이 책에 등장하는 가장 유능한 검사예요, 우병우가. 그다음에 이 책에 등장하는 가장 촉망받는 검사는 한동훈이에요. 가장 믿을만한 검사는 홍만표예요. 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김어준 : 이거 지금 윤석열 정부에 제출하는 이력서 아니에요?
▷유시민 : 아, 그렇게 보시면 안 되고요. 너무 억울해서 쓴 책이지.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한 자리 받으려고 쓴 책이라고 볼 근거는 없어요, 우리가.
김어준 : (웃음) 듣다 보니까 이력서 같은데 나도 특수부 검사였잖아. 나 좀 명예 좀 회복해줘.
▷유시민 : 그거는 너무 날카로운 지적이다. 나는 거기까지는 생각 못 해봤는데며
김어준 : (웃음) 그런 것 같은데, 지금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 이전 정부 다 까야 되는 거 나도 알아.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 나 좀 어떻게 안 돼. 이거 아닙니까?
▷유시민 : 그거는 이제 총수의 해석이시고. 저는 억울해서 그랬을 것이다.
김어준 : 자, 그리고 나서 뭐라고 쓰셨냐면 이인규의 글로리는 이제 이해했다. 그런데 그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노무현의 글로리를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가 그,
▷유시민 : 가장 결정적인 차이죠, 그게.
김어준 : 그 마지막 문장 읽다가 제가, 아이고 또 이 양반 불러야 되겠네. (웃음)
▷유시민 : (웃음) 그러니까 이제 이인규 씨가 생각하기에는 힘센 나쁜 놈들은 살거든요. 기소당하고 유죄 선고받고 뭐,
김어준 : 그렇죠.
▷유시민 : 감옥에 가고 뭐 그래도 악착 같이 살아요.
김어준 : 전두환 보세요.
▷유시민 : 이명박 보세요. 살거든. 절대 안 죽어.
김어준 : 끝까지. 오랫동안, 그것도.
▷유시민 : 네. 근데 그러니까 전혀 이 사람이 이렇게 수모를 주면 목숨을 끊을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책에 보면 불안했다. 이렇게 써 있는데 거짓말이에요, 내가 보기에는. 그냥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아무리 모욕을 줘도 무릎 꿇고 빌면서 삶을 구걸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이 봐 왔고 노무현 대통령은 수모를 견디지 못 해서 죽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수모를 굉장히 잘 견디는 분이세요.
김어준 : 지난 시간에 말씀하셨죠.
▷유시민 : 네. 엄청나게 많은 수모를 견디면서 인생을 사셨던 분이세요. 내가 수모를 견딜 수 없어서 죽어버리겠다. 이게 아니에요. 노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도 전직 대통령의 명예는 다 내려놨고, 이미. 그거는 내가 들고 나올 면목이 없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피의자의 관리 하나만 가지고 싸우겠다. 이런 태도로 임하셨거든요. 근데 그거를 왜 포기하셨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또 계속 수모를 견디면서,
김어준 : 본인 말고.
▷유시민 : 네.
김어준 : 본인은 그렇게 견딜 수 있는데.
▷유시민 : 그 어떤 정책의 고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싸우고 있잖아요. 저런 기득권자들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하고. 근데 그 사람들한테 힘은 못 될망정 계속해서 도매금으로 엮여서 넘어가는 짐이 되고 있잖아요.
김어준 : 그때 그렇게 생각하셨다.
▷유시민 : 네. 이제 그거, 제 해석이에요. 그거는 내가 이것은 수모와는 전혀 다른 거예요. 이것은 내가 나 의 책임의식에 비추어볼 때 이거를 계속 감당하면서 나의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옳지 않다, 라고 판단하신 거예요. 그래서 이제 그런 식으로 마지막을 정리를 하신 거거든요, 제가 해석하기에는. 이 심리를 이인규 씨 같은 분은 이해를 못 해요. 자기 자신의 글로리가 자기 내면에 있는 게 아니고 검사라는 지휘, 중수부장이라는 지휘 거기에 따라오는 권력 그리고 그 지휘에 오르는 동안 그 지휘직을 수행하는 동안 받는 타인의 시선, 인정 이런 거, 자기 자신의 바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이런 캐릭터들은,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 이런 것들로 자기 삶의 존속 여부를 판단하는 인간형을 도저히 이해 못 해요.
김어준 : 도저히 뭔지 이해 못 하겠죠.
▷유시민 : 네. 그거는 안 되는 거예요.
김어준 : 아무도 모르는데, 아무도 모르는데 내 마음속은 왜 그거 때문에 괴로워해.
▷유시민 : 그렇죠.
김어준 : 그런 거 아닙니까.
▷유시민 : 남들이 욕 안 하면 그만이잖아. 이런 거죠.
김어준 : 보이지도 않는 걸.
▷유시민 : 그렇죠.
김어준 : 그래서,
▷유시민 : 그런 점에서 우리는 각자 다 다르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 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 이인규 씨를 너무 욕하지는 말자고요. 아, 이해 못 하는 게 일부러 안 하는 게 아니잖아. 못 하는 걸 어떡해.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우리가 어떤 사람의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 못 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아요.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어준 : (웃음) 저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일종의 레쥬메가 아닌가 이력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스쳐지나가네요. 그렇게 저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시민 : 그거 뭐 각자 생각의 자유는 있으니까.
김어준 : (웃음)근데 오신 김에, 오늘 내용은 잘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그래 결론이 그거였어요. 이인규의 글로리는 그러하고 노무현의 글로리는 이러한데 이인규는 노무현을 절대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이렇게 결론을 맺으셨는데, 오늘 나오신 김에 윤 대통령이 일본에 가가지고 왜 이렇게 저자세입니까? 그거는 어떻게 해석하세요?
▷유시민 : 여러 번 말씀드렸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은 그냥 즉자적이라고요.
김어준 : 즉자적이다.
▷유시민 : 그러니까 메타인지가 극히 약해요. 그러니까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거나 내가 어떤 생각을 했을 때 그것을 곧바로 표현하거나 행동에 옮기는 것을 즉자적이라고 해요, 즉자적.
김어준 : 그렇죠.
▷유시민 : 대자적이다. 대자적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거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내가 한 생각 나의 행동 이런 것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놓고,
김어준 : 자기 객관화해서.
▷유시민 : 네. 자기 객관화를 해서 그것을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거예요.
김어준 : 입체적으로 보는 거죠.
▷유시민 : 네. 이것을 메타인지라고 그러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메타인지 기능이 지극히 희박한 사람이에요.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아니, 왜 웃어. 아니, 내가 지금 뭐라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얘기예요. 나는 지금 서술하고 있는 거예요.
김어준 : 그래서,
▷유시민 : 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모든 것이 이해가 돼요. 이분은 일본을 너무 좋아해.
김어준 : 일단.
▷유시민 : 60, 1960년대에 미국 유학을 갔다 온 사람들 미국을 가본 사람들은 지금도 미국을 엄청 좋게 생각해요. 그런 경향이 있어요. 이분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일본 유학생이고 일본 쪽에 장학금을 받아갖고 일본을 자주 오갔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 너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요.
김어준 : 어릴 때부터 이미.
▷유시민 : 네. 그런 것이 노출되는 거라서 뭐 개인의 취향, 개취를 가지고 우리가 뭐라 그럴 수는 없죠. 근데 일국의 대통령이 대자적인 인식, 메타인지가 결여돼 있다는 거는 좀 우리 모두의 불행이 될 수 있겠죠.
김어준 : (웃음)
▷유시민 : 너무 고급진 비평인가?
김어준 : (웃음) 2주, 2주 후에 또 무슨 글을 쓰실 테니까 2주 후에 다시 체포해서,
▷유시민 : 그때는 도망갈 거예요.
김어준 : 그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유시민 : 지금 바빠요, 지금. 저 먹고살려고.
김어준 : 유시민 작가였습니다.
■출처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3. 시민언론 민들레 유시민 칼럼 "이인규의 '글로리'" 전문
[유시민 칼럼] 이인규의 ‘글로리’
"그는 결코 노무현의 존엄과 죽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
영어 ‘글로리(glory)’는 맥락에 따라 영예(榮譽), 부귀(富貴), 광휘(光輝) 등 여러 뜻으로 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는 무엇일까? 나는 ‘자랑’ 또는 ‘존엄’으로 해석한다. 돈 많고 키 크고 잘 생겼고 ‘나이스’한 하도영은 박연진의 자랑이다. 문동은은 모든 가해자가 가졌거나 가지려 한 글로리를 파괴함으로써 존엄을 확인했다. 자신의 글로리를, 박연진은 남한테 내보인 반면 문동은은 혼자 간직했다. 삶의 무게추를 박연진은 타인의 시선에 두었고 문동은은 자신의 내면에 두었다. 그런 점에서 하도영은 문동은과 같은 유형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이스’한 행동을 하는 것이 하도영의 글로리다. 그래서 충실하지 않은 아내와 생물학적으로는 남의 딸인 예솔을 비현실적일 정도로 ‘나이스’하게 대한다. 나는 등장인물이 저마다 추구하는 글로리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그 드라마를 보았다.
무협지 같은 회고록
이인규 씨가 회고록을 냈다. 제목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이고, 부제는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이다. 출판사 조갑제닷컴의 발행인 조갑제 씨는 젊을 때 글 잘 쓰는 기자로 이름을 날렸고 나이 들어 극우 논객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이인규 씨는 책 후기에 조 씨가 원고를 윤문(潤文)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어떤 내용을 담은 어떤 문장이 조 씨의 작품인지, 알 만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전직 검사의 흔한 회고록은 아니다. 서문부터 부록까지 529쪽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무관한 것은 27쪽부터 90쪽까지가 전부다. 부록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개요>는 용어와 문장과 내용 모두 검찰 수사기록 요약 보고서라고 할 만하다. 개인의 기억력과 메모에 의지해 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중수부장 직을 사임할 때 수사기록 사본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는지, 혹시 검찰 관계자가 보관하고 있는 수사기록을 제공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30일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는 모습. 연합뉴스
본문 장르는 ‘무협지’에 가깝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검사의 임무는 법을 위반한 사람을 찾아내고 법정에서 범죄행위를 증거로 입증함으로써 법이 정한 벌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무협지의 주인공은 ‘나쁜 놈 중에서도 힘센 나쁜 놈을 처단하려고 검사가 되었다’고 한다.(26쪽) 그는 1985년 서울지검에서 검사의 첫걸음을 뗐다. 그때는 전두환이 대통령이었다. 힘세고 나쁘기로는 한국현대사에서 단연 으뜸인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인규 씨가 전두환과 그 패거리를 처단하려고 애쓴 흔적은 없다. ‘힘센 나쁜 놈’이 누군지에 대해서 이인규 씨는 그때도 지금도 헌법이나 상식과 크게 다른 관념을 지니고 있다.
어쨌든 경동고와 서울법대를 나온 그는 명문고 인맥이 판치던 검찰조직에서 학연‧지연‧혈연으로 얽힌 이들의 청탁을 거절하는 청렴성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특수부 에이스가 되었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자리까지 올라갔다. 회고록에서 SK 최태원 회장 구속(2002년)부터 대선자금 수사(2003년)를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2009년)까지 ‘힘센 나쁜 놈’을 처단한 자신의 업적을 깨알같이 자랑했다. 정홍원‧우병우‧홍만표‧한동훈‧박영수 등 함께 활약한 ‘훌륭한 검사’는 실명을 밝혔다. 검찰을 완전 정의로우며 오류라곤 없는 조직으로 묘사했다.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데 필요한 때만 검찰의 작은 잘못을 슬쩍 비추었고 관련 검사 이름은 익명 처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랑뿐인 ‘나 때는’ 회고록이다. 그가 검사로 재직한 전두환‧노태우 시대에 무고한 시민을 수도 없이 구속하고 기소한 검찰의 조직범죄와 성폭력‧뇌물수수‧증거조작 등 검사의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반성도 성찰도 없다.
검사의 글로리
회고록 제목은 이인규 씨의 글로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대한민국 검사’, 그리고 표지의 저자 이름 뒤에 적은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그의 글로리다. 24년 6개월 동안 검사로 일한 이인규 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목숨을 끊은 일로 2009년 7월 사직했다. 무려 14년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도 여전히 ‘검사’라는 지위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중수부장’이라는 직함으로 자부심을 드러낸다. ‘법률가’라든가 ‘변호사’ 같은 것은 이인규의 글로리가 될 수 없다. ‘검사’나 ‘중수부장’은 내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언어가 아니다. 타인에게 자랑하고 과시하는 데 적합한 표식이다. 인간 이인규는 그런 점에서 문동은이나 하도영이 아니라 박연진과 같은 과에 속한다. 내면의 가치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끄는 것을 글로리로 여긴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회고록은 아니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검사정권의 행태를 이해하는 데는 유용했다. 그들은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와 비슷한 확신을 지니고 유사한 감정을 느끼면서 권력을 휘두르는 중이다. “기업인과 정치인을 비롯해 사회의 힘센 자들은 모두 잠재적인 범죄자다. 시장권력과 정치권력으로 국민을 약탈해 사리사욕을 채운다. 이것을 바로잡아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세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능하고 청렴한 검찰조직과 검찰에서 능력을 기른 전직 검사뿐이다. 우리는 사심 없는 엘리트로서 ‘힘센 나쁜 놈’들이 장악하고 있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있다.”
<한겨레21>이 최근 인용 보도한 참여연대와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검찰왕국 건설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을 포함해 검사 출신 국무위원이 4명이고 국무총리 비서실장부터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까지 검사 출신 차관급 공직자는 9명이다. 인사비서관에서 국제법무비서관까지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검사 출신 비서관은 7명이다. 외교부와 국제기구 등 법무부 이외 기관에 파견나간 현직 검사가 50명이 넘으며, 검사 아닌 검찰공무원도 10명이나 파견 근무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몫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로 주로 전직 검사를 추천하고, 김기현 체제를 통해 영남을 비롯한 국힘당 강세 선거구에 검사 출신 국회의원 후보를 밀어 넣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돈과 정보와 권력이 있는 자리에 이름과 얼굴은 다르지만 생각과 감정은 이인규 씨와 똑같은 사람을 찾아 임명하고 있다. 이인규 씨도 조만간 한자리 받을지도 모르겠다.
노무현의 글로리
회고록 부제에 이인규 씨는 이런 주장을 담았다. ‘나는 노무현을 죽이지 않았다.’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 글로리를 되찾으려면 그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노무현을 죽인 정치검사가 아니다. 평생 힘센 나쁜 놈을 처단한 대한민국 검사다. 노무현은 힘센 나쁜 놈이었다.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박연차에게 뇌물을 받았다. 그가 자살한 것은 변호인 문재인의 무능과, 죽으라고 몰아세운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 진보언론 때문이다. SBS의 ‘논두렁시계’ 보도는 검찰이 아니라 국정원이 한 짓이다.”
그의 주장 가운데 그나마 다툴 가치가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노무현재단의 입장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나머지는 사실 공방을 할 가치도 없다. 예컨대 박연차와 면담하면서 노 대통령이 했다고 그가 주장하는 말들은 지어낸 것이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이루어진 짧은 면담은 영상녹화실에서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의 증언 중에 어느 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인규 씨는 누구보다 잘 안다.
적어도 내게는, 이인규 씨의 노력이 쓸데없었다. 나는 그가 노무현을 죽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노무현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 뿐이며 이명박 정권의 망나니 노릇을 검사의 일로 착각했을 따름이다. 그가 본 ‘힘센 나쁜 놈’은 그런 일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수모를 견디며 비굴하게 살아가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검사 이인규는 노무현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러면 죽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연진이 문동은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검사 이인규는 인간 노무현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찌 ‘미필적 고의’를 품었겠는가.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 죽음으로 책임진 행위’로 받아들인다. 정치는 때로 짐승이 되는 수모를 감수하면서 야수의 탐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사업이다. 그것이 ‘노무현의 글로리’였다. 그는 수모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사람이 아니다.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기 위해 야수의 탐욕과 싸워나갈 벗들에게 짐이 아니라 힘이 되려고 그런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것이다. ‘나는 이렇게 나의 글로리를 지키겠다. 슬퍼하지도 말고 누구를 원망하지도 말라.’ 대통령의 마지막 글을 나는 그렇게 읽었다.
이인규 씨에게 말하고 싶다. “맞습니다. 그대는 대한민국 검사였습니다. 그 사실을 그대만의 글로리로 간직하십시오. 당당히 얼굴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십시오. 그러나 굳이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는 마십시오. 노무현의 글로리를 알아보았고 그의 죽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그대의 얼굴과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노무현의 죽음을 해석하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그대는 노무현의 글로리를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www.mindlenews.com)
http://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9
■ 자료출처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시민언론 민들레,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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