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군대 가는 아들에게 쓰는 편지
군 입대를 앞둔 아들에게
군 입대라는 통과의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너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어느 시점엔가 부담일 수 있고, 왜 꼭 가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게 되면 입영통지서가 배달되지.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상 사회와의 일정 기간 격리를 의미하고, 새로운 조직 사회에 적응하게 되는 시간이야.
예전보다 복무기간이 단축되었지만, 길다면 긴 시간이 될 거야.
다른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지만, 군대라는 조직은 가보지 않으면 정말 알 수 없는 특수한 조직이므로 개인에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의 시간이지.
심지어,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등 다양한 분야별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므로, 타 군에 대한 쉬운 공감이 어렵기도 해.
어찌 보면 대한민국 남자의 특권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시간을 소중히 받아들이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거야.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군 복무가 의무인 몇 안 되는 나라에 살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므로, 조금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건 아빠의 바람이야.
1년 6개월(18개월)이라는 시간은 계절이 6번 바뀌는 주기지. "나"라는 존재를 새로운 조직에서 오롯이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야.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겠지만, 군대 조직도 사람으로 이루어진 곳이니 나와 다른 많은 이들을 만나고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일어나게 돼.
아무리 군대라는 조직이 변화되어, 스마트폰도 사용하고 많은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군 복무 기간 동안은 울타리에 갇힌 느낌이 클 수밖에 없어.(정말 군복무 경험을 하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렵지)
학교라는 조직은 거의 동일한 또래가 있고, 학업이라는 목표가 있지. 군대는 나라는 지켜야 하는 국방의 의무로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사회생활의 전초전이라고 볼 수 있을 거야.
선생님이 아닌 직업 군인들이 있고, 나를 기준으로 나이가 위아래 분포되어 있지만 선임병 후임병이 있고 다수가 남자로 이루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매우 다른 조직 특성을 가지게 돼.
특히 입대 초기 훈련병 시절은 전혀 새로운 경험일 거야. 세상에 태어나 바닥을 기어 다니는 두 번째 시기이기 때문이지. 살면서 그런 상황은 생후 6개월 전후가 지나면 까맣게 잊고 지나다가 전투복을 입고 소총을 매고 철조망 밑으로 포복을 하게 되는 경험이지.
군대라는 조직이 잘 맞으면 아빠는 직업 군인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물론 대학생활 중 선택할 수 있는 진로도 있지만, 꼭 장교라는 직업 군인이 아니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야. 미국처럼 우대를 받는 조직은 아닐 수 있지만.
마음이 맞는 친구와 입영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카투사라는 방법도 있지. 생각보다 세상에는 많은 기회가 있어. 군 입대라는 과정도 마찬가지지.
군생활이 유익할 수 있는 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대의 장점을 배울 수 있고, 조직 사회라는 울타리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일 거야.
아빠는 군복무기간 동안 힘든 일이 있을 때 도와주었던 멘토 같은 사람도 만났고, 힘든 일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어. 힘든 일을 잊기 위해 기존 수작업 업무를 찾아 초기 전산화 시스템으로 만들기도 했지. 일반적이지 않지만, 어느 조직이든 나 하기 나름이지. 조직 내에서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평소 그 사람의 평가를 기준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그렇지 않은 경우 반대의 처우를 받기도 하지.
군복무 기간이 갇힌 공간에 있지만, 사람의 사고와 생각은 가둘 수 없듯이, 그 기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많이 있으니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남자에게 군복무 기간 중 벌어질 수 있는 이벤트 중 연인과의 이별이 있는데, 이건 짧은 조언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노 코멘트.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만, 이상한 사람보다는 정상적인 사람이 많아. 영화나 드라마처럼 극한 경험을 하는 경우는 많이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모쪼록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동안 건강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아빠가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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